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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열매를 맺는 나무
  • 입상자명 : 백지은
  • 입상회차 : 14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사과 속에 들어 있는 씨앗은 셀 수 있지만 씨앗 속에 들어 있는 사과는 셀 수 없다“ -켄 키지-

우리는 관용적인 표현으로 우리가 원하던 무엇인가를 얻었을 때에 열매를 맺는다고 표현한다. 나는 무엇인가를 이룰 때의 우리들의 모습을 비유하자면 만약에 우리들의 몸이 나무 몸통이라면 무엇인가를 얻을 때마다 가지가 나고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는 모습이라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다 똑같지는 않겠지만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의 모습이 더 예쁘고 탐스러울 거라고 대다수가 느낄 것이다. 나는 열매가 달린 나무들이 더 내 눈엔 더 예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내 주위엔 열매달린 나무는 거의 없고 앙상한 가지만 있거나 꽃만 달려있는 나무만 정말 많이 있는 것 같다. 물론 과수원이나 농장을 안 가는 이상은 열매 달린 나무를 주위에서 찾는다는 건 참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어릴 때에는 열매 달린 나무를 꽤 봤던 것 같았는데... 우리 아파트 근처에 있었던 감나무다 학교의 은행나무들이 기억이 나는데 감나무의 감을 따먹고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은행으로 장난치던 기억들... 초등학교 시절의 아름답고 한 번쯤은 다시 되돌아가고 싶은 추억이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흘러 주위에 무슨 나무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초등학교 때와 비교해서 엄청 바빠진 고등학생인 나는 어느 순간부터 나를 되돌아보니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나무 같았다. 내가 생각했을 때의 나는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20대의 미래를 생각하니 막막하기만 했다. 솔직히 이제 고등학생이니 내 인생의 책임감이라는 것이 어느 때 보다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고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쌓아 놓은 게 없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불안했는지 모르겠다. 설사 이룬 것들이 있었다고 해도 모두 썩은 열매 같았다. 18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나보다 더 잘하는 애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고 내가 이루고 싶은 것들을 그 애들이 이루는 것을 보면 열등감에 잠 못 이루고 일이 잘 안 풀릴 때에는 한없이 나를 원망했었다. 그래서 나는 더욱 더 병들었는지도 모른다. 더욱 더 한없이 좋았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다. 열매 달린 나무들이 주위에 많았던...

그런데 하나님이 도와주신건지 우연의 일치일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예전에 샀던 매일 읽는 좋은 말씀들이 있는 작은 책이 있었다. 예전에는 대충 읽었지만 고등학생이 되고부터 꼼꼼히 읽었던 것 같다. 겨울이 거의 끝나가는 2월 25일의 말씀을 읽고 나는 내 인생의 평생 지표로 삼을 만한 글을 찾은 것 같았다. 그 글은 내가 처음에 쓴 켄 키지의 말이다. 그리고 그 책은 인용한 말들 밑에 또 글들이 있는데 참 나를 많이 깨닫게 해준 것 같다. 그 긴들을 요약하자면 우리의 삶은 사과 씨앗 같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열매를 맺을지, 그 열매가 얼마나 좋은 색깔과 맛을 낼지 아무도 모른다고...

나는 그동안 내가 분명 탐스러운 열매를 맺는 나무는 진짜로 아닐 꺼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글들을 읽고 나서 비록 내가 지금은 단 하나의 열매만 맺을지라도 그 열매안의 씨앗들은 또 얼마나 많은 열매를 맺을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인정했기에 마음속으로 많이 감탄했다. 내 안의 가능성들을 너무 보지 못하고 눈앞의 화려함 들만 쫓은 내가 좀 한심하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나는 그날부터 나를 썩은 열매만 달린 나무가 아니라 썩은 열매일지라도 그 속의 씨앗들은 어떤 걸 품는지 생각하게 되는 나무라고 여기게 된 것 같다. 이렇게 말하는 건 많이 오글거리지만 진짜로 내가 원하고 찾았던 열매 달린 나무를 찾은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 이후로 많은 날들이 지났고 나는 d여전히 생각하고 있다. 그 말씀들을 말이다. 물론 지금도 힘들고 가끔 우울해지곤 한다. 그치만 내 나무에 달린 열매들이 지고 나중에 씨앗이 돼서 어떻게 또 열매를 맺게 될지 생각하면 약간은 하루하루가 좀 기대된다.

우리 모두는 사실 확실히 어떤 상태의 나무인지 정확히 그리기 어려울꺼라 생각한다. 어쩌면 아직 씨앗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슬퍼하고 비관하지 말자. 씨앗들은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그 누구도 말이다. 그러니 진짜 포기하지말자... 자신이 먼저 그 나무 밑동을 베거나 씨앗을 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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