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대상 산 속 길을 걷고 있는 우리
  • 입상자명 : 오세진
  • 입상회차 : 17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어른들에게서 가끔 좌절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어요. 이런 어른들도 과거의 기억에 흔들리면서 새로운 환경과 기억을 받아들이는 데 힘쓰지요. 저희 청소년들이라고 어른들이랑 많이 다를까요? 여기서부터, 저는 당신과 함께 어렴풋한 하나의 기억을 꺼내 같이 녹여먹고자 합니다. 저와 함께 녹여 먹은 이 글이, 여러분에게 느껴질 때는 포근함이란 감정이길 간절히 바랍니다.
저희 청소년 역시 많은 지식과 맞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사회, 과학, 역사…많은 지식에 지쳐 몸 속에서 피할 곳을 찾아야 할 때, 저는 과거의 기억 속으로 피해 들어갔습니다. 과거 속 대화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과거 속 장면도 눈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수련회를 갔을 때였습니다. 양평 미리내 캠프라는 곳으로 처음 수련회를 떠난 저는 선택활동에서 크게 망설였습니다. 선택 활동을 골라야 했는데, 보물찾기라는 활동은 지도 한 장만 들고 산 속에서 작은 보물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시각은 11시 가까이 되었을 때였어요. 한창 더울 때였고, 제 친구들은 제게 다른 것도 생각해보자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왜일까요, 저는 다른 것보다 그걸 하고 싶었습니다. 그 넓은 숲속에서, 지도 한 장만 들고 찾아 낼 수 있는 보물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얘들아, 이거 오후에도 할 수 있지만 어차피 오후에는 피곤해서 잘 못할 거야. 오후에는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시원한 활동이 있잖아?”
그 후 친구들과 저는 물병도 없는 상태에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보물 지도가 가라는 방향으로 쭉 올라가니, 표지판이 보이는 것이 아니겠어요? 마치 이 방향으로만 올라가면 덩그러니 보물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화살표를 따라 올라간 방향에는 예상치 못한 난관이 있었습니다. 갈래로 나뉘어져 있었어요. 저희는 한참 망설이다가 왼 쪽으로 치우쳐진 숨은 길로 들어섰습니다. ‘여기가 아닌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기 시작했지만 꿋꿋이 걷기로 마음 먹었어요. 보물은 쉬운 곳에 있지 않을테니까요.
그러다 또 다른 갈래길을 만났어요. 저희는 망연자실하게 땀을 닦으며 어떻게 해야 할까 이야기 하기 시작했어요. 산은 매우 넓었기에 만약 길을 잃으면 어떻게 돌아가야 할까라는 두려움까지 오기 시작했으니까요.
저는 친구들을 잠시 놔두고 갈래길 중 아까와 마찬가지로 숨은 갈래로 들어가 아래를 내려다 보았어요. 다행히 아래에는 마을이 보여서, 길을 잃어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우리는 결국 또 다시 숨은 갈래를 선택해서 걸었어요. 숨어져 있던 길은 꽤 험했습니다. 그렇게 몇 분 걸었을까요? 저는 제 눈을 의심할 뻔 했습니다.
작지만 아름다운 들잔디와 들꽃이 저희를 향해 인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그 광경은 마치 소설에서만 보던 비밀 장소를 떠올리게 했어요. 그 자리에 서서 자세히 파헤쳐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곳에는 다양한 꽃들이 있었습니다. 고개를 올려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이 곳까지 나무가 있는 게 아닌가요? 그때의 기분은, 목이 말랐던 제게 단 꿀물이 쥐어진 느낌이었습니다. 그 순간 덥기만 하다고 느껴졌던 산 속에서 찬 바람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그 곳에 한참 머무르다 길을 걸어 무사히 보물을 찾았습니다. 지금이나 그때나 느끼는 것이지만, 전 그 작은 보물보다 더 값진 걸 얻은 것 같아요. 직원 분의 말이 생각납니다.
아이들이 보물이 왜 그렇게 작냐고 항의 했을 때 미소를 띄우던 직원 분은, “너희들은 산을 오르면서 용기를 배웠을 거고, 산의 풍경들에 많이 놀랐을거야! 산림의 풍경이 내가 주고자 한 보물이었어.” 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때 저는 올라갔던 산을 돌아보기 시작했어요. 산림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그 곳은 사실 더운 바람을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산을 오를 때 든 작은 부정적 감정들로 우리는 스스로 더운 바람을 만들어 낸 것이니까요. 전 그 후 산을 좋아하기 시작했고, 산림이란 단어에 많은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역시 산림을 좋아하는 진행형입니다. 그렇게 산림과 저는 서로 낯 가리지 않고 인사하는 사이가 되었답니다. 제가 얻은 보물은 제가 느끼지 못했던 산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이제는 산에 가면 찬 바람이 제게 인사를 건네요! 더운 바람을 느낄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인생 속 한 순간은 제가 보았던 산 속 숨은 장소하고 유사 할 거에요. 우리가 새로운 도전이란 길을 걷고 있을 때, 셀 수 없이 많은 들꽃과 들잔디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산이라는 큰 인생 속에서 살 고 있는 우리는 다양한 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산이 내주는 평탄한 길을 가든, 용기 있는 도전으로 숨은 길을 걷든 언제나 옆에서는 나무와 들꽃이 인사해줄 것입니다. 그 어떤 상황이라도요. 모든 이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몇 초라도 자신을 자세히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인생에서 발견한 나무와 들꽃은 몇 개나 있을까' 하고요.
다시 한번 친구들과 산 속을 걷게 될 때 모든 나무들에게 인사하고 싶어요. 그 아래 들꽃도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내게 바람 만들어줘서 고마워. 무너지지 않게 튼튼하게 버텨줘서 고마워.”

만족도조사
열람하신 정보에 대해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조사선택

COPYRIGHTⒸ 산림청 SINCE1967. ALL RIGHTS RESERVED.